드디어 열흘간의뻘쭘한 연수가 끝났다.
친구 하나 없이외톨이라도점심 한 번 안 거르고 꼬박꼬박 무섭게 챙겨먹고,
셔틀 버스도 한 번 안 놓치고, 강의실 맨 뒷 자리도 용케 지켜내면서 잘도 버텨냈다.
외롭고 지루한연수가 끝난 것도 후련하지만 더욱 가슴 시원한 것은
지난 열흘동안 시달렸던 기나긴 출퇴근길 씨름에서 벗어났다는 거다.
앞사람의 등, 옆사람의 팔꿈치, 뒷사람의 숨소리와 똥배에서 벗어난 게 무엇보다 기쁘다.
물론 드러운 지하철 공기에시달려 부어오른 목구멍이 가라앉으려면 며칠더 지나야겠지만.. :(
서울에서 1시간 거리 출퇴근 쯤은별 거 아니라지만,
춘천에서 늘15분 안의 출퇴근길만 오고가던 내게 한 시간 거리는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다.
뭐 꼭 거리가 문제는 아니다.
작년 한 학기동안한 시간 거리의 경기도 학교로 출퇴근했을 때는 이렇게 지치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.
그출근길에는 버스가 늘 배나무 과수원과 숲길을 지났었다.
봄비에 촉촉하게 젖은 검고 선명한 배나무 가지들,
화창한 봄햇살을 튕겨내던 배꽃 가득 덮인 낮은언덕들,
그리고, 차창을 열고아카시아꽃 흐드러진 숲길을 달릴 때봄바람에 묻어나던 꽃향기.
봄.
산뜻했던 그 출근길이 다시 가보고프다.
- 누룽게이 -
(1가구 1부로구 제도를 지켜 옥형 부로구에 합류!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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